2022/10/02 16:28

정직한 후보 2 극장전 (신작)


<라이어 라이어>와 많이 비교하긴 했었지만, 어쨌거나 1편의 설정은 '거짓말 못하는 국회의원'으로 직관적이고 꽤 강력했다. 그런데 고작 2편 들어서 그 설정이 뒷전으로 밀려난다. 아니, 표면적으로는 곱하기 2가 된 건데 정작 실상은 0.5배가 된 듯한 기현상. 야, 하고 싶은 말이 다른 쪽에 있었어도 그렇지 전작의 설정을 뒷전으로 밀어버리면 어떡하냐. 

'거짓말 못하는 국회의원'이란 설정 자체가 힘을 못 받는다. 심지어는 거의 묘사 되지도 않는다. 영화는 그저 강자로 변한 약자의 딜레마, 정경유착, 환경 문제 등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 그것들 이야기한답시고 정작 제일 중요한 '거짓말 못하는 국회의원' 설정은 밀려나버렸다. 대체 거짓말을 못하게 됨으로써 이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겪은 고통과 고충이 뭐가 있냐. 기껏 해봤자 그저 개그를 위한 세트피스 정도로 밖에 쓰이질 않았다. 완전히 소모적. 게다가 다른 생각을 한다거나 혀를 깨무는 등 그 정직한 저주에 대한 파훼법까지 생겨 그 설정을 더 써먹을 수 없게 됐다. 

본격 미스테리 스릴러는 아니기 때문에 거기까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최종 흑막과 내부의 배신자는 너무 쉽게 밝혀져 버린다. 사실 영화 스스로가 밝히기 전에도 이미 너무 뻔한 용의자들이라 그냥 김샐 뿐. 박진주의 캐릭터는 혼자 쓸데없이 겉돌고, 라미란-김무열-윤경호 삼각편대는 단 한 번도 웃기지 못한채 그냥 고꾸라져버린다. 코미디 영화가 안 웃겼다면 말 다한 거 아니냐? 웃기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그와중 어떻게든 결말 사이다 멕이겠다고 혼자 발악하는 꼴. 

몰개성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무난한 재미를 선사 했던 전편에 비해, 완전히 추락 해버린 속편. 흥행 잘 된다는 전제 하에 3편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던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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