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2 18:43

늑대사냥 극장전 (신작)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시켰는데 마라탕 나온 걸 받은 기분. 장르는 트위스트 되지 않았는데 소재 혼자 트위스트 추고 지랄. 


스포 사냥!


근데 그게 마냥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그 트위스트에서 느껴지는 놀라움과 그것만의 당혹스러운 재미가 존재하기는 한다. 질 나쁜 범죄자들을 호송하는 호송선 안에서 그들과 경찰 사이의 악다구니 대결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쿵-하며 수퍼 솔져 등장. <엑스페리먼트>나 <악마를 보았다> 같은 내용일줄 알았던 영화가 어느 순간 정신차리고 보면 <터미네이터>, <프레데터>, <레지던트 이블>스러운 영화가 되어있다. 거기서 오는 길티 플레져스러운 괴상한 재미는 있긴 있음. 

다만 그 확장된 설정 자체의 참신함은 또 떨어진다. 그러니까 힘 자체가 좋은 캐릭터라기 보다는 변칙적인 기습 플레이에 좀 더 능한 경우. 갑작스러워서 맞는 거지 그 공격의 데미지 자체는 그리 깊지 않은 것. 어떻게든 배 안에서 진행되는 플롯을 만들기 위해 오프닝의 공항 테러 장면을 끼워넣어 괜시리 힘을 빼는 점, <경성학교>와 마찬가지로 결국 그 강화인간들의 유래를 또 다시 일제에게서 찾은 점, 제대로된 설명도 없이 후속작 예고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 등은 확실히 아쉽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이왕 이렇게 된 거 진심과 사력을 다해 달려들겠다는 일종의 결기 같은 게 느껴져 알게 모르게 호감을 사기도. 예컨대 그런 거다. 트위스트 된 게 장르든 소재든 간에 웬만해서 주인공은 살려두는 법이잖아. 적어도 후반부까지는. <기생충>도 그랬고, <케빈 인 더 우즈>도 그랬고. 아, <케빈 인 더 우즈>에서의 크리스 햄스워스랑 이 영화의 서인국이 좀 비슷하긴 하네. 주인공인척 후까시 엄청 넣어주다가 중간에 허무하게 리타이어 시킴으로써 오히려 충격을 주는. <늑대사냥>에서 첫번째 크레딧을 배당받은 서인국, 게다가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와는 완전 반대로 무자비한 범죄자를 연기하고 있는 그 서인국이 영화가 시작되고 딱 한 시간이 지난 시점에 퇴장한다. 그러니까, 이렇게 방향성 잡았으니 진도 쫙 빼자는 그 태도가 의외로 좀 먹혔다는 말. 

돌이켜 보면 등장인물들 다 죽었다. 진짜 그 얼굴 반반하게 생긴 그 강화인간 하나 빼고는 다 죽었다. 존나 그 막나가는 태도가 썩 부천 영화제스러워 싫다가도 좋고, 또 좋다가도 당황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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