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감독이자 배우로서도 활동했었던,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의 젊은 영화팬들에겐 바로 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버지로 알려진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또한 중요한 것 역시, 아들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것.
거기서 이미 판가름이 나버린 것 같다. 영화는 다큐멘터리로써 종종 흥미로운 순간들을 내비치지만, 조금 냉정하게 말하자면 도대체 어디에 관심이 있는 건가 의뭉스러운 태도를 남긴다.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를 영화 감독으로써 재조명하고 반추해보는 다큐멘터리인가? 그러기엔 관련 영상들이나 설명들이 너무 빈약하다. 그럼 유명인으로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 부자 관계를 살펴보는 범용성 높은 다큐멘터리인가? 그러기엔 또 내세우는 게 너무 없어. 그렇다면 죽음을 목전에 둔 한 노인의 말년을 다룬 다큐멘터리? 그러기엔 역시나 핵심이 전무.
이것저것 다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결과론적으론 모두 다 중언부언만 하다 끝난 느낌이다. 극중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는 충분히 흥미로운 인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에 비해 영화가 그걸 잘 끌어냈느냐 하면 글쎄. 아들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제작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 아버지의 모든 것들을 다 때려박고 싶었던 모양새. 이미 돌아가신 고인을 두고 이런 말 하면 조금 불경스럽다 할지도 모르지만,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는 관객들을 위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그저 로버트 다우니 집안을 위한 헌정 영상 정도로 밖에 안 보인다. 다우니 집안 가족 행사 때 다같이 소파에 모여 앉아 감상하면 제일 큰 의미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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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본이 2022/12/27 08:31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