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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의 신사, 신사의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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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액션 걸작 <다이하드> 정말이지 멋진 악역이 있다. '한스 그루버'라는 이름에서 있듯 독일계 유럽인 악당인데, 테러를 저지르러 사람 치고는 고상하게 깔끔한 수트 차림이었다. 맞다. 그는 우아했으며, 지적인 사내였다. 그의 가열찬 협박엔 기품마저 흘렀다. 그러면서도 우락부락한 부하들을 거느렸고 악당답게 적절히 비열한 면모역시 가지고 있었다. 정말이지 아름답도록 멋진 악당. 한스 그루버는 이후 나온 액션 영화 악당들에게 갈래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선배 캐릭터였다. 그렇다면 이토록 고혹적인 악당을 대체 어떤 배우가 연기해낸 걸까? 



알란 릭맨은 영국의 극단 로얄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단원이었고,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던 배우였다. 일생내내 연극쟁이였던 그가 대체 어떻게 <다이하드> 같은 액션 영화로 영화계에 데뷔하게 거냐고? 웃기는 이야기지만, 그건 출연료 때문이었다. 이미 <다이하드> 제작사는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를 캐스팅하는 데에 돈을 써버려서, 나머지 배역들을 캐스팅할 돈이 남아있지 않았다. 이럴 선택할 있는 것은 결국 무명의 신인을 기용하는 것뿐. 허나 어쩌면 바로 소동 덕분에, 알란 릭맨이 우리에게로 와준 것이리라.


오늘 1 14일은 4 알란 릭맨이 투병 끝에 세상을 날이다. 대부분의 우리 세대들에게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러브 액츄얼리> 불륜남으로 기억되겠지만, 내게는 <다이하드>한스 그루버' 영원히 기억될 사람. '신사적인 악당' 모습을 정립해주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뜬금없이 코미디 영화인 <갤럭시 퀘스트> 그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것은 왜일까. 그가 작고한 이후 영화를 때마다, 또는 영화를 머릿속으로 다시 그릴 때마다 이상하게도 나는 울게 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시울은 젖어가고 있다. 'SF영화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경멸해 하면서도 끝내는 모습마저 인정하고 우주를 구하던 배우' 연기했던 그의 모습이 벌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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