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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룰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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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끊지 마세요! 저는 지금 납치 됐어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군인도, 첩보요원도, 하물며 경찰도 아닌 평범한 남자에게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뭔가 심각해진다. 생판 모르는 남의 목소리로 발신된 구조 요청. 그리고 그걸 차마 그냥 흘려보낼 수는 없었던 목숨을 건 선의. 수신되고 또 응답된 희망. 90분짜리 그저 그런 중저가 예산의 액션 스릴러는 그렇게 약소한 감동을 남긴다. 

남자 주인공 라이언의 인물 소개가 눈에 띈다. 한마디로 그는 한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무색무취에 가까운 사람으로 소개된다. 영화가 시작되고 5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자 주인공 제시카는 납치되고, 연이어 라이언 역시 짧은 시간 동안 소묘에 가까운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정말로 아무 것도 없는 사람. 멍청하지만 의리 있는 친구가 하나 있다는 것과, 최근 자신을 찬 전 여자친구 클로에에게 아직도 관심이 있다는 것 정도가 라이언을 소개하는 유일한 요소다. 그러니까 그는 특출난 능력도, 어마무시한 정의감도, 혈기왕성한 복수심도 전무한 남자다. 그렇다고 해서 저쪽의 리암 니슨 마냥 딸이나 가족이 납치된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제일 중요한 건, 라이언이 제시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예상대로 권선징악을 선사하는 영화의 결말까지 다 보고난 관객들은 생각할 수 있다. '아무렇게나 결린 전화로 저토록 건실한 청년과 연결되어 구조 받다니, 제시카와 라이언은 운명이야!' 하지만 그것은 영화를 결말까지 다 보고난 상황이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일 뿐. 사실상 제시카는 운이 좋았다고 봐야 한다. 절대적인 운명값이 아니라, 우리네 삶을 지배하고 있는 그놈의 지긋지긋한 운. 물론 그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침착하고 똑똑하게 박살난 전화를 고쳐낸 기지와 지성은 칭찬받아 마땅하겠지만, 어쨌거나 제시카가 한 일이라고는 그저 전화를 건 것 밖에 없다. 그러나 라이언은 선택했다. 생판 처음 듣는 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선택했고, 생판 모르는 남의 목숨과 그 가족을 구하기 위해 차를 훔치고 총을 맞았다. 결과론적으론 '운명'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은 수만 분의 일의 확률로 만들어진 '인연'의 결과값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인연'의 '운명'화를 결정한 방아쇠는 누군가의 '선의'에 의해 당겨진 거고. 얼굴도 모르는 남을 위해 도심을 가로지르고 구르는 라이언의 모습에 나는 자못 감동했다. 

'운'과 '인연'의 힘으로 추동 되는 영화에서 <파고>의 윌리엄 H 머시가 활약해 좋았다. 그리고 잠깐이지만 제시카 비엘의 얼굴이 튀어나와 놀랐다. 또 초거대 스타로 발돋움하기 전의 제이슨 스타뎀을 만나 재미있었고, '납치된 공주'라는 구태의연한 캐릭터 안에서도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킴 베이싱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하고 일상적인 정의감으로 코어를 단련한 듯한 크리스 에반스의 앳된 모습이 가장 눈에 띌 수 밖에. 나는 그를 <판타스틱4>와 <루저스>를 통해 처음 만났었다. 그래서 그가 양아치스러운 역할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지. 하지만 그는 이후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 도덕성의 화신이 되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2004년의 <셀룰러>에 그 전초가 있었구나. 누군가에게는 양아치처럼 보였겠으나, 또 다른 누군가의 눈에는 타인을 위해 헐레벌떡하는 모습이 먼저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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